
전쟁의 서막
모든 것이 시작된 곳에서 모든 것이 끝난다.
괴수들의 등장으로 제국에는 혼란이 들이닥쳤다. 갑작스럽게 나타난 괴수들은 영문을 모른 채 공포에 질려 있는 인간들을 무자비하게 잡아먹었다. 제국은 계엄령을 내리고 괴수들과의 전쟁을 선포한다. 배너렛이 출전한 그 날, 괴수들에게는 카발레로라는 이름이 붙었다.
카발레로는 모든 면에서 인간보다 우월했다. 옛날 이야기처럼 영웅이 괴물을 쓰러트리고 나라를 구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. 배너렛과 카발레로는 몇 번이나 이기고 지기를 반복하며 싸워나갔다. 인간은 터전을 잃어 두려움에 떨었으나, 괴수들은 자신이 왜 이곳에 서 있는지 알 수 없어 방황해야 했다. 어느 쪽도 물러설 수는 없었다. 생존을 위한 싸움이었다.
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다. 인간을 모방해 둥지를 만든 카발레로가 있는 반면, 민간인을 모아 난민들을 구조하기로 결심한 인간도 있었다. 당장이라도 꺼질 것 같았던 일상은 어떻게든 이어져 계속해서 내일을 찾게 만들었다.
제국을 뒤덮은 전쟁의 불길은 사그러들 줄을 모른다.
생존을 위해서는 누군가의 삶을 빼앗아야만 한다. 주린 배를 붙잡은 채 거리를 떠도는 괴수들이 어디로부터 왔는지,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다. 한때 번영을 품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척박하게 말라버린 회색의 거리 위에서 우리는 잠에서 깨어난다. 먼지처럼 내리는 현실이 꿈 위로 흩어진다.
욕망에서 잉태한 그 목에 칼을 박아라. 비틀어라. 살기 위해 삶을 빼앗는 것에 의구심을 느끼지 말아라.
그렇지 않으면 죄책감 따위 느끼지 못하는 맹수의 이가 살을 비집고 들어올 테니.








